2000년대 초반부터 보급되기 시작한 디지털 카메라는 중반에는 DSLR 이라는 카메라들의 출시로 아주 큰 국면 전환을 맞게 된다. 
이 시기에 아주 많은 분들이 카메라에 입문을 하게 되었을 텐데.. 
나도 그랬다. 
주변부가 싸악 날아가고 찍은 대상만을 남긴듯한 이른바 아웃 포커싱의 시대가 열렸던 것이다. 


인물이 특징적으로 부각되는 이런 사진들을 볼 때 든 생각은 대부분 이런 느낌이 아니었을까?




흡사 슬램덩크의 강백호가 처음으로 채소연을 만나던 그 순간처럼 느껴졌을 것이다. 
일단 시작만 하면 나도 저런 사진 찍을 수 있다는 이야기들이 온라인에도, 여러가지 서적에도 막 나온다. 
그래서 시작은 했다. 하지만 그리 만만하지 않은 것이 사진이다. 

유명 사이트에 올라오는 늘씬한 모델들의 사진들과 다르게 내 사진은 어딘가 모르게 배경도 잘 안날아가는 것 같고, 사람들이 보면서 '우와' 하는 소리를 낼만한 사진이 아님은 나 자신이 가장 잘 알게 된다. 
해서 이제 공부를 더 해야 하는 것이구나 하는 생각으로 초보 입문서부터 전문서적 보정하는 책까지 막 사게 된다. 

중요한 것은 '빛'이라는 말은 모든 책에 다 나와있고, 모든 책에서 공통으로 설명하는 조리개 값과 셔터 스피드, ISO, 화이트 밸런스.. 어디에나 나와있지만 어딜봐도 뚜렷한 답은 없다. 

기초가 중요하다는 천편일률적인 입문서.. 어느 세월에 나는 배경이 날아간 사진을 찍을 수 있냔 말이다!

이젠 아예 머릿속에 '아웃 포커싱' 이란 단어만 남아있다. 

주변의 모든 충고는 무시한 채 말이다. 


결국 아웃포커싱을 하기 위한 궁극의 장비질에 들어가게 된다.
그러다 보면 밝은 렌즈, 언제나 조리개 최대 개방 A모드에서 빠바방.. 
음식 사진 찍으면 샤샤샤~~~
고양이 사진 찍으면 샤샤샤~~~
택배가 도착했을 때 개봉기를 찍으면 샤샤샤~~~ 
친구 사진 등등.. 
그래 그러면 된다. 그런 사진이 목적이라면 그렇게 즐기면 그것만큼 좋은 일이 또 있으랴..


하지만 여전히 인터넷에는 아웃포커싱 뿐 아니라 좋은 사진들이 많이 올라온다. 
그런 사진들을 찍어보고 싶다는 생각은 굴뚝 같지만 장비를 보강하는 것 말고는 별 다른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. 
중요한 것은 그 시간 그 장소에 가 있어야 하는 것. 상황에 맞는, 원하는 순간을 잡아내기 위해 나는 그동안 무슨 노력을 했나.. 하는 생각이 들게 마련이다.



어느 순간엔가 삶에 밀리면서 카메라들은 보관하는 것이 되어버렸고.. 
한동안 사진은 내 머릿속에서 떠나 있다가도.. 
인터넷에 떠 있는 혹은 광고에 나온 사진들을 보다보면 다시 사진을 찍고 싶어지게 되어 버리는 것이다. 




그리고 돌아보게 되는 이야기..



궁극적으로 사진은 빛을 담아내는 작업이다. 

우리는 그 빛으로 기본적으로 색을 느낀다. 
오늘 초보가 한 생각은 사진의 가장 기본은 색과 구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. 
야구의 기본은 던지고 치고 달리는 것이고, 농구의 기본은 달리고 골을 넣는 것이다. 
그 기본의 룰을 지킬 수 있는 체력과 기본기 없이 야구와 농구를 즐길 수 있을까?
배경이 날아가는 건 일단 기본적으로 색을 제대로 표현하고 구도를 잡을 수 있을 때 이야기다..
내가 좋아한 사진이 무엇이었는지 생각해 보자. 
나도 물론 배경 날아가는 사진 좋아한다. 하지만 배경이 날아간다는 건 색을 걸러낸다는 뜻인데..
걸러내기 전에 표현하는 것 부터 배워야 하는 거 아닐까? 

나도 몇 년을 카메라 없이 지냈다. 다시 찍어봐야 하겠단 생각이 든 건 저런 생각들 때문이었다.





그런가? 에 대한 생각이 먼저 아닐까? 싶었다. 
그리고 이런 생각이 들었다면.. 이번엔 포기가 쉽게 되지 않을 것 같다. 




그래, 농구공을 머리맡에 두고 잠이 들던 그런 시절이 내게도 있었었지.. 
생각하며 고개를 들어 보니.. 머리맡에 내 카메라가... 하하하하.. 




[초보가 초보에게..]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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